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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율법사 죽림선방 주지 법혜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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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1-03 16:17 조회1,6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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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율법사 죽림선방

진공묘유 정법안장 깨쳐

주지 법혜스님 장좌불와 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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四大無主復如水 사대무주부여수
過曲逢直無彼此 과곡봉직무피차
淨穢兩處不生心 정예양처불생심
壅決何曾有二意 옹결하증유이의
觸境但似水無心 촉경단사수무심
在世縱橫有下司 재세종횡유하사
사대는 주인 없이 물과 같이니 / 곧거나 굽은 곳에서 따지지 않으며
더럽고 깨끗함에 마음 내지 않고 / 막히고 트인 일에 두 생각이 없듯이
경계를 당하여 물같이 무심하면 / 세상을 종횡한들 무슨 일 있으랴.
이 게송은 중국 사공산(司空山) 본정(本淨667-761)선사의 사대무주게(四大無主偈)로써 당대에 대단히 읽혀졌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선사는 6조 혜능선사의 법을 이었으며 사공산에만 살았다하여‘사공산 본정’이라 한다. 천보(天寶) 三년(744)에 왕(당나라 현종)이 옛날 궁중에서 왕의 명령을 전하던 내시 중사(中使) 양광정(楊光庭)으로 하여금 사공산(司空山)에 가서 상춘등(常春騰)을 캐어오게 하였는데, 그가 절에 이르러 선사원(禪師院)에 가서 말을 나누던 차에 선사에게 물었다.
“제자가 생사(生死)의 일이 크옵기에 일심으로 도를 사모하였습니다. 원컨대 화상께서는 자비로써 주제하시어 제도하여 주소서.”
선사께서 말했다. “그대는 경성(京城)에서 왔으니 그곳은 왕이 사는 곳이라 선(禪)을 하는 이가 심히 많으리니 그 곳에 가서 물어보라. 나는 늙고 병들어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노라”
중사가 예를 베풀어 거듭 청하니 선사께서 말했다. “부처 구하기를 위함인가, 아니면 도를 묻고자 하는가. 만약 부처 되기를 구할진댄 곧 마음이 부처이며, 만약 도를 묻고자 할진댄 무심(無心)이 바로 도이니라.” 중사가 말 뜻을 알지 못하여 말씀해 주실 것을 거듭 청하니 선사께서 또 말했다.
“만약 부처를 구하고자 할진대 곧 마음이 바로 부처라 부처는 마음으로 인하여 있음이니 만약 무심(無心)임을 깨달을 것 같으면 부처 또한 있을 리가 없으며, 만약 도를 알려고 한다면 무심(無心)이 바로 도이니라.”
중사가 말했다.
“서울(京城)의 대덕(大德)들은 모두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고행(苦行) 등으로 부처를 구하게 하는데, 이제 화상께서는 샘(漏)없는 지혜의 성품이 본래부터 갖추어져 있음으로 본래 청정하여 수행을 남에게 배우는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니, 그런고로 전에는 헛되이 공(功)만 허비했음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중사가 서울에 돌아가 왕께 상춘등을 바쳐 올리고 나서 선사와 있었던 위와 같은 일들을 낱낱이 아뢰었다. 그러자 왕이 듣고나서 명을 내려 중사로 하여금 다시 가서 조칙(詔勅)을 전하고 선사를 모셔오게 하였다. 천보(天寶)三년 十二월 十七일에 선사께서 서울에 이르러 수인사를 마치니 왕이 백련화정자(白蓮花亭子)에 계시게 하였다.
정원(正月) 十五일에 조칙이 있어 서울안의 대사(大師)와 대덕(大德)들로 하여금 선사와 더불어 도를 논하도록 하였다.
선사께서 아뢰었다.
“산승은 오랫동안 병들어 있어 담론할 여가가 없으므로 번거로운 말을 빌릴 것 없이 요점만 말하여 예에 의거한 대압만 하겠습니다.”
태평사(泰平寺)의 원 선사(遠禪師)가 물었다.
“임금 앞에서 번거로운 말을 감히 하지 못하겠다 하셨는데 그러면 무엇을 도라고 하겠습니까?”
선사께서 말했다.
“도란 본래 이름이 없는 것이나 마음을 인하여 도라고 이름하는데 마음이란 이름이 만약 있을 것 같으면 도를 끝까지 궁구한 것이 못되고, 또 마음이란 이름이 만약 없다고 할 것 같으면 도가 무엇을 의지하여 있겠습니까? 둘이 다 허망한 것이어서 모두 거짓 이름일 뿐입니다.”
“현재 있는 몸과 마음을 도라 하겠습니까? 아니라 하겠습니까?”
“소승의 몸과 마음은 본래 도입니다.”
“지난 날로부터 무심(無心)이 바로 도라고 했는데 이제 말씀하시기를 몸과 마음이 본래 도라고 하시니 어찌 어긋남이 되지 않겠습니까?”
“무심이 바로 도라고 한 것은 마음을 없앰으로 해서 도가 없어짐이니 마음과 도가 한결 같은 까닭으로 무심이 바로 도라 했고, 몸과 마음이 본래 도라 한것은 도 또한 본래 이 몸과 마음이라,
몸과 마음이 본래 이미 공(空)일진대 도 또한 근원을 궁구하여도 있지 아니할 것입니다.”
원공(遠公)이 말했다.
“아둔하고 모자란 산승도 이러한 도리를 알 수 있겠습니까?”
선사께서 말했다.
“대덕께서는 다만 산승의 상(相)만 보고 무상(無相)은 보지 못하니, 상(相)으로 보는 것은 대덕의 소견입니다. 그런 까닭으로 이르되‘무릇 있는 바 상(相)은 다 허망한 것이다. 만약 모든 상(相)이 있는 상(相)아닌 줄로 보면 곧 그 도를 깨달으리라’했으니 만약 상(相)으로써 실(實)을 삼을진댄 겁(劫)을 다하여도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이제 산승의 상만 보고 산승의 무상(無相)은 보지 못하오니 청하옵건대 상(相) 중에 무상(無相)의 이치를 말씀하여 주옵소서.”
“정명(淨名)이 말하되‘사대(四大)는 주인이 없고 몸 또한 나라 할 것이 없다’고 했으니 이는 무아소견(無我所見)이 도와 더불어 상응(相應)함이라, 대덕이시여, 만약 사대로써 주인이라 한다면 주인은 곧 나란 것이고 만약 나(我)란 견해가 있다 할 것 같으면 항사겁(恒沙劫) 중에도 알 수 가 없을 것입니다.”
이날 성상(王)은 크게 기뻐하고 조정의 선비들이 모두 기뻐했다고 한다.
이때 앞의 사대무주 게송을 선사께서 읊으셨다.
또 향산(香山)의 혜명(慧明)이란 스님이 물었다.
“무심(無心)이 바로 도라고 할 것 같으면 자갈돌도 무심하니 또한 도라고 해야 마땅하며, 몸과 마음이 바로 도라고 할 것 같으면 사생육류(四生六類)가다 몸과 마음이 있으니 모두 도라고 하겠습니까? 만일 이러한 일들을 보거나 들은 것이 있거든 성상(王) 앞에서 말씀해 주십시오.”
선사께서 말했다.
“대덕이시여, 만약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작용을 지으면 도를 구하는 사람이 아니니 도와는 전혀 상응(相應)치 못할 것입니다. 경에 가로되‘눈, 귀,코, 혀, 몸 뜻이 없다’했으니 눈과 귀도 오히려 없거늘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무엇을 의지해 있다고 말 할 수 있겠습니까. 근본을 추구하여도 있지 않거늘 어는 곳에 마음이 있으리요. 만약 무심(無心)을 안다 할 것 같으면 초목과 같지 아니할 것입니다.”
해명이 대답이 없었다.
이에 본정선사께서 다음과 같은 견문각지게(見聞覺知偈)를 읊으셨다.
見聞覺知無障碍 견문각지무장애
聲香味觸常三昧 성향미촉상삼매
如鳥空中只摩飛 여조공중지마비
無取無捨無博常 무취무사무박상
若會應處本無心 약회응처본무심
始得名爲觀自在 시득명위관자재
보고 듣고 깨달아 앞에 걸림이 없고/소리 냄새 맛 닫음이 늘 삼매로
세./ 공중에서 힘써 나는 새와 같이/가질 것도 버릴 것도 항상함도 모두 없다네./ 만약 만나는 곳이 본래 무심함을 알면/비로소 관자재라 이름할 수 있으리라.
관자재란 마음이 밝아져서 번뇌가 없고 보는 것이 자유자재함을 말한다. 이상의 얘기에서 보여지듯이 본정선사는  무렵의 연세가 77세 였는데 도가 무르 익을대로 익었다고 볼 수 있다. 본정선사의 은사이며 법사인 6조 혜능선사임으로 볼 때 6조 혜능처럼 금강경에 의한 수행법을 익히고 정각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금강경의‘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  비상 즉견여래 (凡所有相皆是虛妄若見諸相非相卽見如來)’즉‘온갖 겉모양은 모두 허망하니 모양이 모양아닌줄 알면 바로 여래를 보리라’의 대목을  연하게 깨친 것으로 보인다.
‘온갖 겉모양’부처님의 32상을 비롯해서 모든 형상의 통칭입니다. 둘째‘모두가 허망한다’그러한 겉모양들이 실체가 없다는 말이고 인연에 따라서 임시로 세워진 것인데 분별에 따라서 실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망한 것이고  셋째‘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안다’는 것은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것들이  실제로는 없는 것이며 그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경지를 진공묘유(眞空妙有)라  한다. 참으로 비었을 때 모든 것을 얻을수 있다는 것이다. 마치 거울에 티끌 하나 없이 맑을 때 모든 것을 잘 비추어 보듯 그래야만 넷째‘바로 여래를 본다’ 즉 진리를 깨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하기 전에는 그저 모두가 이름(名)만 붙여져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본정선사의 진면목이 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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