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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불영사 주지 효상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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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1-03 16:41 조회2,13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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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공산 불영사

약사 해수관음 가피 충만

주지 효상스님 용맹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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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밝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지만‘지난해보다는 나아지겠지’하는 우려다. 그러나 매번 실망만 했을 뿐 그다지 상쾌하게 좋아진 적이 없다. 경제적 어려움은 새해에 밝아질 전망이 보이지 않고 오히려 세계적으로 확대될 조짐이다.

이렇듯 살아가면서 즐거움이 더해져야 하는데 갈수록 근심과 걱정이 쌓여만 가고 있으니 신도들과 상담을 하고 법문을 하는 입장에서 말문이 막힐 뿐이다. 하기 좋은 말로 일일호시절(日日好時節)이요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는 모든 사람들이 피부로 금방 느끼는 경제사정을‘좋은 날이있을 것입니다’로 땜질 할 일은 아니다.
예부터 내려오는 속담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옛날 네사람이 상제(上帝)님을 맞나서 각기 하소연을 하면서 편안하게 살기를 바랬다.
네사람 가운데 한사람이 다음과 같이 상제에게 소원을 얘기 했다.
“저는 벼슬을 호사스럽게 하여 정승판서의 귀중한 자리를 얻고 싶습니다.”고 하자 상제는 즉석에서“좋다. 네게 주겠노라”고 했다.
또 한 사람이“수만금의 재산을 소유하는 부자가 되어서 잘먹고 잘 살면서 없는 사람들도 좀 도와 주고 싶습니다”고 하자 상제는 이번에도 선선히“좋다. 네게도 주겠다”고 했다. 세 번째 사람은“빼어난 문장력을 발휘해서 아름다운 시를 지으며 한 세상을 빛내고 싶습니다.”고 하자 상제는 함참을 생각하다가 “조금은 어렵지만 그래도 그대에게 주겠다”고 했다.
마지막 한사람은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나는 이름 석자는 쓸 줄 알고 의식(衣食)을 갖추워 살 수 있는 재산도 있습니다. 다른 소원은 없고 오직 잘 갖추워진 정원과 산수속에서 교양을 지키며 달리 세상에 구할 것이 없이 세상을 마치고 싶을 뿐입니다.”고 하자 상제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이렇게 답했습니다.
“이 혼탁한 세상에서 청복(淸福)을 누리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없는 것 없이다 갖추고 있으면서 함부로 그런 복을 달라고 하느냐. 그 이외의 소원을 말하면 주겠노라.” 이상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욕심의 한계는 한이 없다. 앞의 세사람은 지극히 필요로 하는 것을 요구 했지만 마지막의 사람은 잘 살고 있는 것도 부족해서 그 위에 더한 복을 누리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상제는 짜증이 났던 것이다. 인류가 생긴 이래 수 만년이 흘렀지만 과연 이러한 생활을 영유한 자가 몇몇이나 되겠는가?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부족해도 넉넉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은 곧 마음이다. 마음에서 큰 욕심을 일으키지 않으면 조그만한 것에도 감사하고 부족한 듯해도 고마움을 느끼며 산다.
그 옛날 가뭄이 들어 돋아 나던 벼 싹이 말라 비틀어지고 채소는 싹도 못틔울 때 깊은 웅덩이에 들어가서 물동이를 안고 나와 숨을 헐떡이며 물을 뿌리지만 힘을 쓴 것만큼의 효과는 아주 적었다. 그렇게 하기를 반복하지만 농부의 얼굴에서 싫은 기색을 볼 수 없었다.
왜일까? 그렇게 해야만 채소가 돋고 벼싹이 말라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것을 천명(天命)으로 알았으며 식구들을 거둘 수 있었기에 싫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은 어떤 세상인가?
“오직 믿을 것이라고는‘돈’밖에 없다.”고 말하고 어릴때부터 그렇게 가르치며 살고들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권력과 금력과 명예를 쫓으며 살도록 채찍질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쯤에서 우리들은 어떤 삶이 올바른 삶인가를 짚어 보아야 한다. 앞서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권세와 돈과 명예 이 모든 것을 지울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음 뿐이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욕망이요 그 욕망이 결국은 인간들을 타락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오직 마음을 밝히는 일, 본래 깨끗했던 마음을 제자리로 돌려 놓는 일, 그럼으로써 욕망을 떨쳐 버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본다.
옛날 중국 양나라때 도홍경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이 사람은 산속에만 살고 있어서 산중재상이라고 불리었다.

이사람의 곧고 맑은 정신 때문에 양나라 황제는 그를 좋아 해서 서울에 올라 와서 함께 살자고 조용했다. 그래도 도홍경은 상경을하지 않고 산속에만 눌러 있으니까 황제가“산속에 무슨 즐거움이 있어 서울에 오지 않느냐?”고 조칙을 내렸다.
이 조칙을 받고 도홍경이 다음과 같은 시를 지어 황제에게 올렸다.
山中河所有산중하소유
嶺山多白雲영산다백운
只可自怡悅지가자이열
不堪持寄君불감지기군
산속에 무엇이 있어서냐 물으시니 / 산위에는 구름이 많지요.
구름은 저혼자 즐길 수 있을 뿐 / 임금님께는 가져다 드리지 못하지요.
도홍경이 혼자서 구름 노니는 것을 보면서 / 즐긴다는 뜻이며 자연에 몰입해 사는 은사의 소요자적한 모습이 담겨 있다. 이런 사람에게 권력을 준다고 해도 싫고 돈과 명예도 별 것이 아닌 것이다.
세상 사람이 다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부처님 말씀에 본래의 마음은 청정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본래의 마음을 찾아서 욕망을 지워내는 것, 그것이 새해에 세워야할 욕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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