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인사말

존경하는 설국 무명 종정 예하와 원로희의 의장 각성 스님을 비롯한 여러 대덕스님, 그리고 상구보리 하화중생의 대승 보살도를 실천하고자 수행정진과 불법홍포에 진력하고 계신 전국 종도 여러분께 머리숙여 존경의 예를 올립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오늘은 제4대 총무원을 출범시키는 날입니다. 한국불교조계종 제4대 총무원장 소임을 맡게 되니 개인의 영광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으로 모골이 송연합니다.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의 근간은 수행입니다.
이 땅에 불법이 전래된 이래 1700년 동안 면면부절 했던 불법의 깃발을 다시금 세우고 승풍을 진작하여 불조의 혜명을 이어야 할 것입니다.
숲이 무성해 질 때 새들도 날아오고 온갖 산짐승들이 돌아와서 원래의 자연생태계로 복원 되듯이 우리 조계종단도 수행과 청정이라는 선의 정신으로 돌아갈 때 종단이 더욱 국민들과 불자들의 귀의처로 자리 매김을 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시대정신으로 인해 갈등과 분쟁은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원융화합의 화쟁의 운동이 필요하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중도사상만이 가능하다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45년 전법 과정에서 보여주셨듯이, 사부대중 여러분이 앞장서 상생과 화합의 가르침을 실천하고 이웃에 전하면 그 가르침이 넓고 깊이 퍼져나가서 온 세상이 평화롭고 인류가 행복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저는 총무원장으로서 재임기간에 종단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첫째 수행가풍과 승풍 진작, 둘째 지방종무원 중심제 강화, 셋째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혁신, 넷째 종무행정 시스템 개선 및 항구적인 종단재정 안정화 정착, 다섯째 불교 전통문화에 대한 종단차원 상설공연, 여섯째 승려복지시스템 확대 및 복지사업 전개, 일곱째 승려교육 체계화 및 전문 도제 양성, 여덟째 온라인, 오프라인, 언택트 포교정책의 다각화, 내실화, 아홉째 한국불교의 생활화, 대중화, 열 번째 종단의 사회적 역량 강화 및 대국민 신뢰제고 등 열 가지 종책을 꾸준히 추진하겠습니다.

이 열가지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수행가풍과 승풍을 진작하여 “불교를 불교답게” 만들고,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노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종교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스님들의 자질을 향상시키고, 전국의 사찰은 이웃 주민들이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며 그들과 함께 지역의 문화, 예술을 가꾸는 공동체의 중심으로 만들어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그간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조치에 적극협조 해주신
종단 관계자에게 감사드리며 우리 종단은 이번 코로나19 감염확산 상황을 인식전환과 각성의 계기로 삼아 방역과 확산방지에 앞장서 국민들의 정신적 방역에 모범이 될 수 있도록 정진해온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을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지극한 신심과 원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또한 우리 종단이 지금은 물론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온라인 소통에 관심을 갖고 구체적인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이제 세상은 비대면, 언택트, 온라인 등 유튜브를 통한 방식이 주류를 이루게 될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인류 사회의 변화가 불기피한 상황을 새롭게 인식해야 합니다. 직접 대면하여 종교생활을 하는 개신교나 가톨릭 불교의 고민은 깊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나와 코로나19를 극복해도 예전의 대면문화로 대표되는 완전한 일상으로 복귀는 힘들것이며 그동안 유지해온 종교가 모든 기성의 영역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 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이와같이 미래 인류사회는 주도적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역량이 있을 때 새로운 생명을 얻어 개인이든 단체든 돌파구를 열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할 경우에는 화석화 되거나 도태하거나 해체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합니다. 그동안 불교는 대면속에서 문화를 형성해 왔지만 이제는 비대면 문화라는 급속한 변동으로 새로운 길을 탐색해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하며 불교신앙 역시 세상의 소통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근저에 온라인 중심의 디지털 문명이 흘러가는 현상을 적극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 불교인들은 이러한 주류 문화를 우리가 수용하고 활용해서 전향적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불교는 소통속에서 멀어져 “외로운 섬”내지는 “과거의 만화현상”으로 전락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은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잘 만들어 온라인으로 수행하고 기도하는 방법을 실행하면서 종도들이 이런 시도를 통해 새로운 변화와 힘을 얻어가는 전향적인 역활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사부대중 여러분!
앞에서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만 오늘 출범하는 한국불교조계종 제4대 총무원은 무엇보다도 수행가풍을 회복하고 화합을 이룩하여 종도와 국민들의 신뢰를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 함께 한국불교조계종과 한국불교의 희망을 만들어갑시다.
바쁜 일정 마다하고 이 자리에 참석해 축하해주신 여러분 모두에게 거듭 감사드립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불기 2565(2021)년 1월 10일
한국불교조계종 제4대 총무원장 대휴 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