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 무명 대종사
종정 취임 인삿말
침묵의 천둥소리
크게 죽어야 크게 산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종정 취임에 앞서 희망을 기원하면서도 한편으로 마음이 무겁습니다.
지금 국민의 삶은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시련 앞에 생명과 일상이 여전히 위협받고 유사 이래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어 자비의 구름을 일으켜 단비(甘雨) 번뇌의 흐른 땀을 식혀줄 선지식이 절실한 때입니다.
불자 여러분!
우리 불자들은 함께 코로나를 이겨낼 것입니다.
코로나 신종 감염병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하고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었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인류사회의 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을 새롭게 인식해야 합니다.
직접 대면하여 종교생활을 구축하는 종교계의 고민은 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미래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 코로나19를 극복해도 예전의 대면문화로 대표되는 완전한 일상의 복귀는 힘들 것이며 그동안 유지해온 종교가 모든 기성의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습니다.
불교문화 역시 세상의 소통과 문화를 만들어 가는 근저에 온라인 중심의 디지털 문명이 흘러가는 현상을 적극 받아들여야 합니다. 우리 불자님들은 이러한 주류 문화를 우리가 수용하고 활용해서 전향적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불교는 소통 속에서 멀어져 “외로운 섬” 내지는 “과거의 만화현상”으로 전락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불자여러분!
현재는 모두가 어렵고 힘든 일상입니다.
또한 온 국민들도 일년내내 불편을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불자들은 불심(佛心)으로 꺽이지 않고 위기 속에서 불교는 오히려 빛났습니다. 전국사암에서 코로나19 퇴치 기원법회와 자발적인 헌신으로 환자를 돌봤고 불자들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 불자들은 위기 속에서 오히려 빛났습니다. 전국 산사에서 자발적으로 구상한 창의적인 방역조치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되었습니다.
우리 불자들의 원융회통과 상생정신은 사회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가장큰 힘이 되었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하는 길을 찾았습니다.
대한민국 불자들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민모두가 어려움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전국불자들의 자비공덕 회향으로 이제는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불자여러분! 우리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해야 합니다. 또한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 사회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본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우리종단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원융화합과 도약입니다. 거기에 포용을 더하고 싶습니다.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은 원융과 포용과 도약의 새로운 신화를 만들어 갑시다.
경(經)에 이르길 “화합은 상생하는 연기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했습니다.
또한 하심을 통해 아상을 버리고 서로가 내려놓음으로써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종단의 구성원은 불(佛), 법(法), 승(僧)과 사부대중입니다. 사부대중이 각자의 소임과 역할을 여법히 수행할 때 서로가 회통과 소통으로 상호를 인정하는 상구보리하화중생의 공동체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의 종지는 자각각타, 각행원만, 직지인심, 견성성불, 전법도생입니다. 수행가풍과 승풍을 진작하고 대중공사에 기초한 종단쇄신과 함께 종무행정시스템 개선 및 종단재정 안정화에 종책방향을 선도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불자 여러분!
우리 한국불교조계종은 전국 각처의 선불장(禪佛場)에서 수행정진으로 자비의 등불을 올려 불조의 혜명을 잇고 종단의 사회적 역량을 강화하여 불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에 노력하겠습니다.
불자 여러분!
종도와의 약속은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소납을 위시로한 종정 취임은 실로 위중한 시기에 지대한 책임감으로 소임을 시작합니다. 종도와의 약속을 무엇보다도 최선을 다해 지킬것이며, 이를 위해 더욱 정진하겠습니다. 한국불교조계종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백년대계의 미래불교를 열어가는 대망의 행보에 사부대중 모두가 함께 성원해 주시길 바랍니다.
불자여러분께 부처님의 가피가 항상 충만 하옵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불교조계종 종정 설국 무명